기도.영성/다네이 글방

서울 화요 오후반

leibi 2020. 3. 26. 10:06

3월 26일, 목요일


화요 다네이 오후반 3월24일 카톡방에서 한분도 안 빠지고, 모두 내 놓기 힘든 내 안에 묻혀 있는 빛나는 보석들을 내 놓고 나누었습니다.

* 가족 관계에서 마음이 아팠던 자매님은 글쓰기 기회에 다음과 같이 기도를 바치게 됩니다.
저희가 하느님 주신 본성 그대로 은총의 시간을 우리의 생각으로 헛되게 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함께 깨닫는 시간을 만나면 좋겠습니다. 서로를 위한 사랑이 바닥나지 않도록 사랑을 찾을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저희의 부족한 사랑을 성령님께서 넘치도록 채워 주시면 좋겠습니다. 서로의 생각에 휘들리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내려놓을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은혜를 깨닫는 구원의 시간을 만나면 좋겠습니다. 모두 사랑으로 일치하면 좋겠습니다. 성령님, 거룩한 자녀다움으로 살게 하시고 사랑의 일치로 엮어 주세요. 아멘!

*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았던 자매님은 활동적이던 생활을 접고 집안의 작은 공간에서의 재활기간이 힘들었는 데 그 후 더 악화되어 통증이 허리, 다리, 발, 목에까지 치고 올라와 고통이 견딜수 없게 되어 무서운 생각을 하기도 했더랬습니다. 하지만  긴 고통의 시간이 내게 무엇을 위해 기도해야  하는가를 일깨워 주었고 지금은 내게 왔던 우연을 필연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한 밤중의 복통으로 물도 못 마시며 보름을 입원했었는 데 최근에는 목디스크로 두번의 차단술 그리고 한방치료. 이제 아플 때 하느님을 찾으며 했던 약속들을 지키려 애쓰며 일상을 준비하는 삶이 되고자 노력합니다.

* 여섯해 전부터 사년간 저는 심장 부정맥을 심하게 앓았습니다. 한번 시작되면 서너 시간은 누워서 심장의 안정을 취해야 합니다. 불규칙한 심장박동 속에서 ‘이러다가 내가 어떻게 되는 건 아닌가’ 하는 큰 불안감 속에서 약을 먹고 묵주기도를 드리다 보면 너무나 감사하게도 고통이 잦아들곤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아이고, 이제 살았구나’ 하며 작은 부활의 기쁨과 새 생명의 시간을 맞이하였습니다.

* 사년여의 투병 생활을 돌아보면 힘든 제 마음을 위로해 준 것은 언제나 곁에 계신 주님이셨습니다. 제 신앙생활을 돌아 보면 주변 여건에 쉬이 나를 내어 놓았던 것 같습니다. 새로 찾아 주신 건강과 시간을 소중히 써야겠다. 잠깐이라도 마음을 놓으며 살지 말자. 그러나 너무 큰 명제에 매이지는 말고 하루를 특별나지 않게 그저 아침에 말씀 묵상하고 식사 탐하지 말고 스트레칭과 산책으로 몸 관리에 우선 시간을 내어 주며 살려고 합니다.

* 금붕어 키우다 여러 마리가 죽어 나가고 남은 두마리에게는 이름도 지어 주고  이들이 어항 속에서 헤엄치며 신나게 놀듯이 아이들과 가족들도 건강하고 해맑게 잘 살았다. 일년 쯤 지나 6개월 간격으로 이별의 아픔을 겪었다. 정성껏..종이 성냥갑에 넣어서 땅에 묻어주고 작은 십자가를 꽂았다. 집에 돌아와 어항이 베란다 구석으로 치워지면서 가족에게는 슬픈 추억으로 남았다. 누구나 죽는다는 사실이..현실로 깊이 알아졌다. 기억에 있지만 볼 수 없는 것이 슬펐다. 그리고 사랑하고 좋아하는 가족과 친구들이 하나둘씩 떠나간다. 언젠가는 모두 떠날 것이다. 가까운 이, 좋아하는 이와 헤어짐이 가장 두렵고 아프다.

* 아프다는 건 자꾸 눈을 감게 하는 일인 것 같습니다 . 나의 아픔도 남의 아픔도 아픔은 `걸림`입니다. 못 본척하면 아프지 않을 것 같아 귀를 막고 눈을 감습니다. 외면한 후 어느 날  그것이 갔나 살며시 다시 봅니다. 가지 않았네요.우두커니 서서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습니다.뛰어도 보지만 턱 까지 올라와 덮어 오고 있네요. 아무래도 아픔을 맞이하는 게 좋겠습니다. 힘들고 아프지만 눈을 들어 마음 속에 아픔이 올라옴을  바라봅니다. 아픔이 가지 않고 제 안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게 저 임을 바라봅니다. 다른 데 보내 버리려고 외면했던 아픔이 그제야 마음에 들어와  주인을 찾아 머무네요. 너 마저 날 버리려고 했다고 아픔이 우네요. 그제야 말하네요. 네가 날 모른 척 해 많이 힘들었다고. 아픔아 미안해, 네가 있는데 없다고 하고 싶었어,
널 마주하면 너무 아플 거 같았거든.....

* 코로나 아픔, 세상이 빛인 줄 알고 살았는데. 코로나19로 너무나 어둡고 고통스러운 시간입니다. 세상이 어둠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둠을 가리고 빛이라 말하고 있었음을 그 또한 너무 아파서 외면하고 있었던 걸까요. 우리는 아픈 이도 힘든 이도 너무 많았음을... 지금 우리는 우리 힘으로  누구도 그것을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습니다. 이 또한 아픔이니 바라보아야겠죠. 숨기지 않고 외면하지 않고.....빛으로 더이상 컴컴한 곳에 혼자만의 일로 두지않기 우리 모두의 아픔입니다. 아프니까 어떻게요. 아퍼야겠죠. 아프다 보면 이 아픔이 지나가겠죠. 시작이 있으니 끝이 있다 하시네요. 많이 아프지 않기를, 아픈 시간에 우린 당신이 사랑하시는  창조물임을, 이 길에서 한 사람도 자신을 잃지 않기를 바랍니다. 힘들지만 평화있기를...

* 우리 모두 여기 저기 아픈 나무가지들이지만, 그래도 예쁜 영혼의 꽃을 피우고 있다고 보여지지요... (한 프란치스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