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ibi 2020. 3. 22. 09:20

3월 22일, 일요일


날카로운 돌과 돌 사이에 낡고 긴 헝겊 조각이 보입니다. 가까이 가서 보니 뱀의 허물이었습니다. 자기 몸을 옭죄고 있는 옷(껍질)을 벗은 것입니다. 옷을 벗은 다음에는 몸집이 조금 커졌을 것입니다. 날카로운 돌과 돌 사이를 빠져 나가야 성장한다는 것을 배우지 않고도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바람이 문과 벽 사이를 바람이 빠져 나가가면서 휘이익하는 날카로운 소리를 냅니다. 바람이 아주 좁은 틈 사이를 빠르게 지나가면서 만들어내는 소리입니다. 자기 앞에서 길을 가로 막고 있는 장애물을 통과하여 이곳에서 저곳으로 건너갑니다. 사람들은 뱀의 허물과 날카로운 바람소리와 같은 것들에 대해 성장통이라고 말들합니다. 


산다는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틈바구니를 빠져나간다는 말입니다. 일과 일 사이에서 부대낀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비명을 지를 수 밖에 없고, 무엇인가를 벗어버리지 않으면 안됩니다. 고통과 변화는 늘 함께 합니다. 고통없는 변화는 없습니다. 어떤 형태로든 그리고 어떤 삶으로든 변화되기를 원한다면 고통을 겪어야 합니다. 고통을 겪는다는 것, 우리가 성장하고 변화하는 과정에 있다는 것입니다. 고통의 시간이 지난 뒤에 우리가 부쩍 성장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자연의 일부분인 사람인지라 자연의 현상을 무시할 수 없고, 이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