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된 삶
12월 19일, 목요일
아침에 15분 일찍 일어나는 것을 실천하기가 어렵습니다. 눕자마자 잠이 들어 아침까지 곯아 떨어져 버리기 때문입니다. 어렵게 만들어진 습관이 무너지는 것은 하두 번의 게으름과 한두 번의 일탈로 충분합니다. 한 번 흐트러진 습관을 그 전으로 되돌리기도 엄청 어렵고요. 이렇게 되었던 요인 중에 큰 몫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밤의 적막함을 더 맛보고 싶어하는 욕심입니다. 낮의 일과 번잡함으로부터 벗어나 있는 시간이 좋고, 큰 일은 아니지만 하고 있는 일에 전념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좋아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늦어지는 것입니다. 새벽의 고요함과 상큼함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아직까지는 한 밤의 시간이 더 좋습니다.
자그만한 일들이 계속 밀려올 때 정신과 마음을 한 곳에 모을 수 없습니다. 말을 들어도 소리만 듣고, 글을 읽어도 활자만 읽게 됩니다. 감각적인 것과 내적인 것이 분리되어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내외적인 자지 모습이 분열되고 분열되어 있기 때문에 뿌리를 내리지 못한 상태가 오래지속되면 사람의 삶이 피폐해집니다. 휴식을 취한다는 것은 육체와 정신이 외적인 일에 의해 가동되게 하는 것이 아리라, 몸의 자율성에 자신을 맡기는 것입니다. 자고 싶을 때 자고, 먹고 싶을 때 먹으면서 심신이 자율적으로 회복하게 하는 것입니다. 가장 쉽고 자연스런 것임에도 불구하고 현대인에게 이것처럼 어려운 것도 없습니다. 이런 내외적인 긴장과 스트레스를 견딜 수 없어 몸과 정신이 들고 일어서는 것이 질병일지도 모릅니다. 노쇠함과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복잡한 메커니즘을 통한 질병이 있는 것도 사실입지다만. 몸의 소리를 들어주고 그 소를 따라 살고, 마음의 소리에 몸을 맡기고 사는 아주 단순한 삶의 이치에 따라 살 수 있는 것, 복된 삶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