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ibi 2019. 11. 12. 09:34

11월 12일, 화요일


11월 11일, 부산 글방 모임했습니다. 《천국의 열쇠》책읽기, 글쓰기 나눔을 서대신성당 근처 '카와' 야외 까페에서 4명이 조촐하게 했습니다. 방장님 사정상  참석치 못해 부득이 제가 올립니다. 《천국의 열쇠》만찬을 펼쳐놓고  모두가 한결같이 너무 좋은 책을 선정해주신 신부님께 감사 드림 잊지 않았구요.


30년 전에 읽었지만, 전혀 새롭게 다가오는 살아있는 다양한 인격들 을 만나면서 감동과 재미는 크레센토로 치닫고... 한 인간의 생애 안에  역사하시는 하느님 섭리의 손길, 특히 주인공 치점 신부님의 삶의 변곡점마다 함께 하시는 하느님의  은총은 결코 포기하지 않는 사랑으로 나아가게 합니다.


치점 신부님의  매력, 사람을 정복시키는 그 매력은 아무래도 그분의 고귀한 인간성에서 나오지 않나 싶습니다.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인간에 대한 사랑. 그분의 온화한 침묵,  한없이 온화하지만 그러나 그 침묵은 상대방을 항복시키는 무서운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신학교 ' 무단이탈 4일 ' 에 대해 해명을 요구하자, ' 산보하고 왔다 '는 한마디로 일축하는 그의  ' 침묵 '의 심연이 가슴깊이 와 닿았다고 했습니다. 인간의 충동에 무의식이라는 것도 있는 법이니까요.


민망할 정도인 겸손한 태도. 실패의 무력감 속에서도 다시 시작하는 진정한 용기의 인간.
무엇보다 가장 큰 힘은 끊임없이 하느님께 기도하는 믿음의 인간. 중국땅 파이탄에 도착한 첫날, 외양간에서 그는 있는 힘을 다해 무섭도록 열렬한 기도를 바쳤다. 한 인간의 심연을 이해하고 끊임없이 용기를 불어넣어 주던 러스티 맥 주교, 탈록 의사, "신부님, 당신은 당신의 모범으로 저를 정복하셨습니다", "당신의 주님은 저의 주님이기도 합니다". 가톨릭 신앙으로 입문한 자 씨의 이 고백은 치점 신부님께 선교에 투신한 일생을 보상받는 깊은 감동과 함께 마음을 다시 불타오르게 해 주는 은총의 순간 입니다.


감리 교회의 피스크 부처. 지금, 여기서 천국을 살고 맛본 그분들은 우리의 가슴 안에 영원히 살아서 오늘 우리가 무엇을 선택하며 살아야 할지 가르쳐줍니다. "관용은 최고의 덕이다. 겸양이 그 다음 간다". 우리의 남은 삶, 어떻게 사랑하며 살아야 할지 보여주는 거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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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나의 남은 삶에 대해》


* 내가 바라고 싶은 것은 자연스러운 여유이다.
마음의 여유! 철철이 때에 맞춰 아름답게 물들어가는 자연의 여유를 닮고 싶다.

* 한평생 주님을 찬미하고 감사 하는 마음으로 살고 싶다.
열정을 갖고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며, 특히 침묵과 겸손을 배우고 싶다.


* 남은 삶은 죽음을 잘 받아들이고 비우는 삶을 연습하고 있다. 최근 한 영화를 보고 느낀 점은 내 뜻을 내려놓고, 그저 상대를 사랑으로 지긋이 바라보는 공부를 해야겠다고. 화를 통해 자신을 만난 감동을 나눠줬구요.


* 기도생활의 기쁨을 사는 부러운 영혼의 나눔입니다. 주님과 더욱 친밀해져 은총으로 그분 뜻에 일치하는 삶을 사는 복을 누리고 싶습니다. 삶의 여정이 끝나는 날, 주님 품에 안겨 "네가 나를 꼭 닮았구나!" 하는 말씀 듣기를 소망합니다. 이웃을 주님 섬기듯 사랑할 수 있으리라는 기쁜 예감 속에, 사랑을 나누면서 주님께로 갈 것입니다. 삶은 축복이며 감사의 축제입니다
시편 92,15-16, "늙어서도 열매 맺으며 수액이 많고 싱싱하리라. 주님께서 올곧으심을 알리기 위함이라네."


* 다음 모임은 12월 16일(월) 12시, 호븐의 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