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글/편 지

가르치는 일

leibi 2016. 8. 15. 11:17

8월 15일, 월요일  


잘들 가셨지요?

12일 동안 고생하셨습니다.

휴가하는 기분, 피서하는 기분으로 오시라고 초대 하고선, 전혀 다른 일정으로 진행했습니다

 

사람은 부모님께서 지어주신 이름대로 살아간다는 말을 합니다. 자기가 선택하거나 다른 사람이 지어준 세례명의 성인처럼 되어간다는 말도 가끔합니다. 제 이름과 세례명을 생각하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말입니다. 세례명의 성인처럼 제가 순수하고 맑은 사람으로 되어가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근원에 대해 가르친다라는 제 이름대로 교육하고 양성하는 일을 많이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자주 사용하는 말 중에 하나가 어떻게 하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떻게 하다 보니 동반자들의 교육과 양성에 관한 일을 떠맡게 되었습니다. ‘가르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고 있고, 가르친다는 것이 얼마나 필요한 일이지 알고 있고, 가르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이지 체험을 통해서 알고 있는 사람으로서’, 떠맡은 일에 대한 설렘과 부담이 함께 했습니다.

 

제가 가장 먼저 했던 일은 억지로 양성위원을 떠맡은 여러분을 귀찮게 하고 힘들게 하는 일이었습니다. 동반자들에 대한 교육과 양성이 저 혼자는 안된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고, 여러분을 그 일의 협력자로 쓰고 싶었던 욕심 때문이었습니다. 여러분을 통해서 양성자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게 잘 벼려진 도구로 만들어야 한다는 불타는 사명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여러분이 고생하고 애를 쓰는 과정에서 여러분이 얻게 될 기쁨과 보람과 활력은 덤으로 생각했고요.

 

몇 일 전에 교육과 양성분야에서 가르치는 사람의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지 말하는 글이 있어 보내드립니다.


지금까지 학생.학교.교사.가정 가운데 아이들을 교육하는데 가장 중요한 무엇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한때는 학급당 학생 수만 줄이면 학력은 덩달아 올라가리라고 믿었다. 각 가정의 소득 수준과 아이들의 학력 수준이 일치한다고 여기기도 했다. 아주 틀린 얘기는 아니지만 지금까지 간과했던 점이 최근에 드러나기 시작했다.

 

교육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교사였다. 한때는 그 분야에서 성공할 자신이 없는 피신자가 택한다는 오명을 쓰기도 했던 바로 그 교직이 교육의 주역이었다. 지난해 오스트레일리아 멜버른 대학의 존 헤티가 전 세계 학생 25000만 명에 관한 65000건 이상의 보고서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교실의 크기, 학생 능력에 따른 교실배치, 근사한 교복에 이르기까지 수백 건의 교육 간섭 효과 가운데 으뜸은 교사의 전문성이었다.

 

최근 미국 스탠퍼드 대학 경제학자 에릭 하누셰크에 따르면 한 학기에 상위 10%교사는 하위 10%의 교사에 비해 학생들에게 3배나 더 도움을 준다... 2011년 교육에 관한 태도 조사에서 미국인 70%는 훌륭한 교사는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태어난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맥 빠지게도 최근의 연구 결과는 평범한 교사라도 적절한 교육을 받으면 얼마든지 훌륭한 교사가 될 수 있다는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 교육 현장의 미신들”, 문정우, 시사 IN, 462, 2016723, 71)

 

양성위원이 여러분이 가장 답답해하고 부담스러워하는 것은 어떻게라는 것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교사를 지망하는 사람들처럼 오랜 시간 교육을 받지도 않았고, 신앙교육과 성인교육에 대해 관심도 없었던 여러분이기 때문에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믿었던 것은 여러분이 삶의 현장과 직장과 교회에서 이와 관련된 직간접적인 경험을 많이 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문제라면 문제는, 이런 다양하고 깊은 체험을 정리할 시간이 없었고, 정리할 기회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직접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부족했다는 것입니다. 해보지 않은 일, 익숙해져 있지 않은 일에 대해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것 또한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성인들을 교육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경험하게 하는 것이랍니다. 이와 달리, 성장기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가장 기본적인 것에 대한 적절한 가르침과 이론이 필요하고요. 이런 이유로 저는 여러분에게 이렇게 해보세요, 저렇게 해 보세요라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다. 무턱대고 일단 해보세요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이렇게 말했던 이유는 여러분에게 어떻게에 대해 말씀드릴 구체적인 내용이 없었기 때문이지않았나 생각합니다.

 

맨 땅에 헤딩하는 것처럼 교리서를 요약하시고, 하반기 강의를 준비해 보시기 바랍니다. 서너 번만 그리 하다보면, 저에게 원했던 혹은 여러분이 얻고자 했던 것에 대한 어떤 답을 얻게 되리라 믿습니다. 엎치락 뒤치락 하면서 분명이 어떤 답을 얻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을 양성자들에게 나누기만 하면 됩니다. 여러분이 어떤 일을 하고 있었는지, 어떤 고생을 하셨는지, 양성자들이 언젠가 알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에 대해 양성자들이 자랑스러워하게 될 것입니다.

 

가르치는 사람, 강론자가 하지 말아야 할 말 한 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어제 저녁 제가 술을 마셔서 강론을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이 강의를 억지로 떠맡게 되었습니다”, “제가 잘 모르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게 되어 송구스럽습니다”. “제가 잘 모르는데요...‘ 등의 말이랍니다. 자기 강의와 강론이 실패할 것을 예정하고 빠져나갈 곳을 미리 마련하는 비겁한 말이랍니다. 이렇게 부정적인 말로 시작하면, 듣는 사람들은 그러면 들으나마나 뻔하겠네’, ‘시덥잖은 말을 듣기 위해 내가 앉아 있어야 하나, 강사와 강론자가 전혀 원하지 않은 방향으로 분위기가 흘러간다고 합니다. 9월 강의 시작하시면서, “저에게 이런 복된 시간이 주어져 기분이 좋습니다라는 말로 시작되기를 바랍니다.